《애련설(爱莲说)》

물이나 땅에서 자라는 초목의 꽃은 사랑스러운 것이 아주 많다. 진(晋)나라의 도연명(陶渊明)은 유독 국화를 사랑하였고, 당(唐)나라 이래로는 사람들이 모란을 매우 사랑하였다. 나는 연꽃을 특별히 사랑하는데, 연꽃은 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으며, 맑고 잔잔한 물에 씻겨 청결하되 요염하지 않으며, 줄기 속은 비었으되 겉은 곧으며, 덩굴도 뻗지 않고 가지도 치지 않으며, 향기는 멀리 갈수록 더욱 맑아지며, 꼿꼿하고 맑게 심어져 있어,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어도 얕잡아 보아 함부로 다룰 수는 없다.

내가 말하건데, 국화는 은일을 상징하는 꽃이고, 모란은 부귀를 상징하는 꽃이며, 연꽃은 군자를 상징하는 꽃이다(予谓菊花之隐逸者也, 牡丹花之富贵者也, 蓮花之君子者也). 아! 국화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도연명 이후로 들어본 일이 드물고, 연꽃을 사랑하는 사람으로는 나와 같은 이가 몇이나 될 것인가? 모란을 사랑하는 사람이 당연히 많으리라."

이 글은 은일과 군자를 상징하는 국화와 연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고,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세태를 한탄하고 있다. 여기서 유래하여 화지군자는 연꽃을 상징하며, 반대로 연꽃이 군자를 상징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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